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의 2025년 봄 윈도 디스플레이

전현선
<숲과 대화들>

2025년 2월 13일 — 2025년 5월 24일

에르메스 메종 도산의 봄 윈도 디스플레이가 올해의 테마 “드로잉”을 가장 먼저 선보입니다. 오늘날의 드로잉은 소묘와 회화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데, 이번 쇼윈도의 컨셉을 맡은 전현선 작가는, 별다른 밑그림 없이 아크릴 물감으로 재빠른 붓질로 작업하여 최종 결과물에서 붓이 지난간 자리가 드러나며 시간이나 붓질이라는 행위 과정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합니다.

전현선 작가는 이번 쇼윈도 디스플레이에 “숲과 대화들”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남자 마네킨으로 표현된 화자 즉 화가라는 직업으로 살아가는 자전적인 삶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이주하여 작업하는 작가에게 숲은 무성한 나무와 어떤 대상과 마주칠지 모르는 설렘의 공간으로, 그 자체가 영감이 됩니다. 때때로 작가는 작업을 하는 스튜디오가 숲 속이라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실제로 사생을 하듯 작업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담은 영상 캔버스가 숲 속에 놓여집니다. 집의 형상이 있는 쇼윈도에서는 창문을 통해 안과 밖에 연결되고 완성된 그림과 일상 속의 사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작가는 본인의 자화상이라고 표현합니다. 반려견을 매일 산책시키며, 작업에 대한 구상을 떠올리거나 제주의 바다 수평선에서 공간감에 대해 생각하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이번에는 에르메스의 상징인 ‘말’과의 산책으로 표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문 양쪽에 있는 두 쇼윈도는 각각 자유분방한 정원과 책상이 각각 묘사되는데, 그림 그리는 일은 ‘나만의 정원’을 가꾸는 일과 유사하며, 책상은 모든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장소라고 말합니다. 특히 책상은 크지 않은 물리적인 공간이지만 역사상 대부분 위대한 문학작품 및 사상은 책상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중력이 없는 공간”입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낯설고도 익숙한 것들로 가득한’ 책상에는, 에르메스 쇼윈도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준 레일라 멘샤리(Leila Menchari)의 도록이 놓여있습니다.

추상과 구상이 공존하며 자신이 경험한 일을 기록하는 전현선 작가(1989년생)는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과 졸업 및 대학원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개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 사진 김상태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1F,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