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리에 에르메스“
정서영 개인전
<책상 윗면에는 머리가 작은 일반못을 사용하도록 주의하십시오.
나사못을 사용하지 마십시오>
2007년 3월 30일 – 5월 24일
‘책상 윗면에는 머리가 작은 일반못을 사용하도록 주의하십시오. 나사못을 사용하지 마십시오’는 전시제목으로는 매우 긴 그리고 그 내용이 명확히 전달되기에는 다분히 애매모호한 의미다. 일반적으로 전시제목은 전시내용을 암시 혹은 재현하게 되며, 관객은 전시제목과 전시내용을 연결점을 찾게되고 이 부분이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으면 당황하게 된다. 이 번 정서영의 전시와 그 제목은 바로 이러한 관계의 고정관념을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관계설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정서영이 이 번에 소개할 9점의 신작들 각각은 하나의 고정된 의미로 환원되거나 동일한 지향점을 가져야 한다는 우리의 기존 의식에 대한 방향전환을 제안하고 있다.
정서영의 이번 전시는 현실적인 판단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꿈’이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잊을 수 없는 신기한 꿈이 있다. 두세 번 반복해서 꾼 꿈이다. 어떤 사건에 대한 것이 아니고 느낌에 관한 것이다. 무언가 아주 강력하고 구체적으로 느끼고 있는데 무엇에 대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없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꿈 속에서 생각했다. 약간의 현기증을 느끼면 다시 그 느낌 속으로 휘말리고는 했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는 여전히 육체적으로 남아있는 알 수 없는 느낌의 구체성과 ‘그것은 없는 것’이라는 명확한 판단 사이에서 황망했다”라고 표현하며, “시간, 사건, 판단, 느낌, 이해, 정보, 지식, 의외의 것... 이런 것들과 교류하고 서로 부딪치고 나면 뭔가 견해가 생기는데 이 견해가 무엇을 의미할 것이라는 당연한 기대를 저버리고 그 활동이 밀어낸 돌연변이를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깨달음의 유치함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한다. 이 번 아뜰리에 에르메스 개인전은 또한 “어떤 것을 어떠한 장소에 놓는다는 것은 <존재>와 <존재하지 않음> 사이의 구분을 보여주는 것이다”라는 정서영의 작업세계를 전개하는 과정 가운데 하나이며, 이는 이미 존재하는 카테고리들의 관련성 안에서 개인적 위치를 만들어 나가기 어려운 지점에 있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균형잡기라고 할 수 있으며, 각각의 사물들이 어떻게 다른 사물들에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철저하고 세밀한 관찰의 결과들로 구성된다.
사진 김용관 © 에르메스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