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리에 에르메스"

마틴 보이스(Martin Boyce) 개인전
<정지된 호흡 (Suspended Breath)>

2007년 11월 8일 – 2008년 1월 6일

9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간 미국 및 유럽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전개해온 마틴 보이스의 16점 작품들로 구성되는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작품 세계와 예술 세계를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마틴 보이스의 작업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환경과 라이프 스타일을 기반으로 건축, 영화, 그래픽 디자인의 시각적 요소들을 변화시키며 작가 고유의 조형언어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가는 모더니즘 건축 스타일을 분석하고 거기서 축출된 도시의 다양한 단편들을 변형시키거나, 50년대와 60년대 디자인을 차용하여 그것을 해체하면서 새로운 형태로 탄생시킨다. 도시의 단편들, 즉 네온 싸인, 비치 파라솔, 벤치, 철 빔과 콘크리트 구조 등은 그 본연의 도시 모습을 벗어나 미술관 내부로 들어 오면서 실내를 연출하는 조각들로 전환되며, 이 조각들의 총체적 연출은 관객들에게 외부와 내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도시와 집 사이의 과도기적 공간을 가시화한다.

또한 마틴 보이스는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재떨이, 침대, 휴지통, 빨래 걸이 등과 같은 평범한 실내 오브제들을 외부에서 볼 수 있는 스틸이나 알루미늄 등의 재료로 전환하기도 한다. 마틴 보이스의 50년대 디자인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미스 반 데르 로, 찰스와 레이 임스의 가구들을 재구성하고, 아르너 야콥슨 의자들을 해체하기도 한다. 그래피티(graffiti)로 뒤덮이거나 불에 탄 듯한 찰스와 레이 임스 가구들, 칼더의 모빌을 연상시키는 아르너 야콥슨의 분해된 의자 등은 부드러운 파괴를 통해서 가구의 기능을 상실함과 동시에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갖게 된다.

이렇듯 내부와 외부를 반영하는 아이콘적 오브제들로 구성된 마틴 보이스의 ‘공간’은 과도기적 장소들과 불확실한 영역에 대한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마틴 보이스의 내외부의 중간적 코드와 사인들의 집합은 익명의 총체적인 분위기를 창출하고, 유령적 생존들을 가시화하며, 콜드 웨이브를 환기시킨다. 마틴 보이스가 제안하는 공간은 특유의 자율성 속에서 관객들이 살 수 있는 시간을 제안하고 깨지기 쉬운 유토피아와 과도기적 장소들에 대한 도시적 상상력을 가능하게 한다.

마틴 보이스는 1967년 글래스고에서 태어나 런던, 글래스고,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7년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2003년 리용 비엔날레, 프랑크프르트 현대미술관, 뉴욕 뉴 뮤지엄, 영국 아이콘 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을 가졌고, 현재 유럽 및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전시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 김용관 © 에르메스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