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리에 에르메스"
제10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전시
박윤영, 노재운, 남화연
2009년 9월 4일 – 11월 15일
박윤영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에서 보여 줄 박윤영의 <검은 날개>는 ‘일곱 살 조카로부터 받은 유리알’, 그리고 ‘Hexahedron과 Manifold의 의미’라는 두 개의 축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이 두 개의 질문을 풀기 위해서 ‘베이커 마운틴 Mt.Baker을 바라보며, 라벨의 피아노 콘체르토, ‘밤의 가스파르’를 들으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곱 살 조카로부터 선물로 받은 커다란 다이아몬드 모형의 유리알로부터 시작된다. 그 즈음, 마이클 제이폭스에서 가족들과 함께 감상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콘체르토 제 1.2번 G단조는 검은 그랜드 피아노가 들려주는 기이한 심연을 맛보게 했다. 그것은 라벨Ravel의 밤의 가스파르Gaspard de la Nuit와 헤르만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떠올리게 했다. 버트랑의 시는 ‘사이렌’을, 사이렌은 조식의 낙신부1를 그림으로 옮긴 고개지의 낙신부도2 속의 주인공인 ‘견희’를, 그녀는 다시 버트랑의 ‘Ondine’을, 그것은 여러겹 얇은 비단처럼 너울거리듯 다가왔다. 콘서트에 다녀온 그날 밤, 지하실에 놓인 검은 그랜드 피아노 앞을 지나가는데, 그것은 적막한 고요 가운데 다시 신비로운 화음의 세계를 내 눈앞에 펼쳐놓았다.” (12.25.2008)
이 ‘이야기’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번 작업은 “첫 번째는 화산의 주상절리柱狀絶理를 의미하는 병풍, 두 번째는 존 발데사리의 <Buildings= Guns=People: Desire, Knowledge and Hope (With Smog)>을 재해석한 벽 작업,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의 제목을 의미하는 비단 그림과 픽토그램 작업”으로 구성된다.
노재운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위하여 노재운은 <태평양 PACIFIC>을 제안했다.
“이 작업은 총 8개의 작업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인터페이스이다. 나는 이 인터페이스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지각의 조건들을 재고하고자 하며 한국과 세계 영화사의 방대한 우주에서 가져온 이미지, 텍스트, 세트의 일부, 소품, 노래등과 사이버스페이스, 또 어떤 특정한 현실의 장면들에서 추출된 파편들로 이미지와 현실, 역사와 기억, 소망과 꿈의 세계를 다시 짜 보고자 한다. 이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작업들에 하나로 엮이는 주제 혹은 스토리는 희박하다. '태평양'이라는 제목은 아마 이 인터페이스의 이런 공간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함축하면서 어떤 특정한 문맥보다는 하나의 막연한 상태를 상상하는데 도움을 줄지도 모르겠다.”
단순하게 봤을 때 이 인터페이스 안에는 몇 개의 계열이 서로 부딪히거나 교차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미디어를 통해 드러나면서 반복되는 한국의 역사이다. 한국전쟁 직후 제작된 한국영화에서 나타나는 ‘영화적 꿈’(오 솔레 미오, 무영탑)은 오늘날의 사이버스페이스에 출몰하는 저해상도의 이미지들(기억은 저해상도이다)과 포개지며 역사의 반복, 이루어지지 못하는 꿈, 그리고 한없이 미래로 유예되는 어떤 노래(오 솔레 미오)를 들려준다. 또 이것과 함께 영화와 시각의 보편적 속성에 대한 어떤 성찰이 보여주려는 작업들도 있다.
남화연
이번 전시는 이 <작전하는 희곡>을 중심으로 세 개의 단편 작업들로 구성된다. 첫 번째 작품, <오퍼레이셔널 플레이>는 네델란드의 유트레히트와 서울에서 진행한 퍼포먼스를 기록한 영상 작업이다. 남화연은 이 <오퍼레이셔널 플레이> 퍼포먼스를 위해서 <작전하는 희곡>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위한 가면을 제작하고, 동일한 가면을 두 도시의 퍼포먼스 참여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가면이라는 외피(작전명)를 받은 개인들은 자신만의 움직임으로 인물을 즉흥적으로 해석하며, 다양한 태도들을 생산하게 된다. 남화연은 지난 5월 유트레히트에서 있었던 전시에 <작전하는 희곡>텍스트를 전시하면서 하루 동안 참여자들과 거리에서 퍼포먼스를 했고 그것을 촬영으로 기록했으며, 이 번 전시에서는 테라스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서 이 영상작품을 보여준다. 작가는 동일한 퍼포먼스를 이번 여름에 서울에서 또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진행했고, 이것을 기록한 작품은 테라스 안 쪽의 작은 방에서 영상 프로젝션 된다. 두 번째 작업은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나선형 계단 옆 공간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서 볼 수 있는 <ping ping ping>작업이다. 건물 옥상에 도로의 각종 기호들(시그널)을 배열하고 무용수가 그 사이를 뛰어 다니며 춤추는 퍼포먼스를 기록한 비디오 작업이다. 세 번째 작업은 <ping ping ping> 작법 맞은 편 한 쪽 벽면에 실크 스크린으로 제작된 지도와 월 텍스트로 구성된다. 이 지도는 유트레히트와 서울 두 도시에서 전개된 <오퍼레이셔널 플레이> 퍼포먼스 장소들을 표시한 것이며, 그 옆의 월 텍스트는 이 퍼포먼스의 시나리오인 <작전하는 희곡>에 등장하는 작전명들을 나열한 것이다.
제10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수상자: 박윤영
사진 남기용 © 에르메스 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