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리에 에르메스"
제12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전시
김상돈, 최원준, 파트타임스위트(Part-time Suite)
2011년 8월 9일 – 10월 4일
에르메스 코리아는 8월 9일부터 10월 4일까지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3층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2011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후보 김상돈, 최원준, 파트타임스위트(Part-time Suite) 전시>를 진행한다.
김상돈의 <솔베이지의 노래>
서울 근교 어디에나 넘쳐나는 등산객들의 모습과 그들의 대화 사이로 황소개구리 소리와 거울에 반사된 풍경들 그리고 헬리콥터의 소음과 약수터에 반영된 이미지들이 끼어들고 있는 비디오 작업은, 솔베이지의 노래를 연주하는 톱연주자의 떨리는 신체와 그의 작업장으로 보이는 철물점이라는 세팅을 통해 "인간의 고상하고도 저속한 욕망이 식별 불가능하게 혼재하는" 지대를 그려내고 있다. 이는 솔베이지의 노래 배경이자 평화로운 복지국가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노르웨이에서 극우파 테러가 발생하는 현실처럼 관람객을 낯설고 모순적인 체험 속으로 몰아넣는다. 또한 성과 속, 몸과 마음, 생물과 물건, 일상과 신화, 정치와 미학, 공동체와 개인 등 근대의 여러 이분법적인 범주를 내파하는 그의 이러한 작업방식은, 신발깔창을 연결해 만든 화분과 타오르는 불을 시멘트로 형상화한 역기 그리고 대걸레를 연결해 만든 삼족오 상(三足烏 像) 등의 조각 작품을 통해서 명랑하면서도 강력한 '기감'을 뿜어내고 있다. 또한 사진 작품 속에서 보이는 모기장 텐트는 마치 숲 속에서 불시착한 우주선이나 산속에서 흔히 보는 무덤의 그림자처럼 그 풍경을 투명하게 만들면서 우리의 관습화된 시선을 붕괴시킨다.
파트타임스위트(Part-time Suite)의 <포스트-제목없음>
장소적 맥락과 공간의 상태로부터 작업의 실마리를 찾아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파트타임스위트(박재영, 이미연, 이병재)는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갤러리 전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즉 한 번도 온전히 해보지 못했고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던 공간에서 갑자기 전시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파트타임스위트는 작품을 최대한 감상하기 위해 재구성되는 전시장의 공간 활용 방식을 수용하면서 전혀 손댈 수 없고 손대서는 안 되는 전시장에 공간적 변화와 개입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지는 구조물과 공간은 견고하고 튼튼한 갤러리 내부와는 질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한편, 수공예 방식으로 이루어진 거대하고 엉성한 임시 기둥 <파도>와 13평짜리 전시 공간을 단출하고 일시적인 댄스클럽으로 변화시킨 <13평 클럽>은 육체적 노동의 서로 다른 단면들을 여과 없이 가시화하고, <13평 클럽>에서 흥을 돋우는 퍼포먼스 비디오 <행진댄스>는 허울 좋은 자율의 이름으로 환영 받고 또 속박되는 예술과 젊음을 노동인지 행진인지 운동인지 모를 복잡한 댄스로 곱씹는다. 전체 타이틀인 <포스트-제목없음>은 말 그대로 제목을 붙일 수 없기 때문에 붙여졌다. 하지만 그 동안 그토록 많았던 ‘제목없음(무제)’과 지금의 ‘제목없음’이 같지는 않으며, 또 같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간편하게 포스트를 붙였다. <포스트-제목없음>은 <파도>, <13평 클럽>, <행진댄스>를 포함하는 하나의 작업이다.
최원준의 <물레>
영화 <물레>는 전통적인 철공장지대에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이전하면서 이제는 공공문화기금이 투입되는 곳으로 변모하게 된 서울의 문래동을 배경으로 한다. 배우들과 실제 문래동의 노동자와 예술가들이 참여한 이 영화는, 5.16군사정변의 발원지이자 탱크의 포신을 만들었다는 풍문이 돌았던 군수공장지대이기도 했던 이 지역의 역사적 흔적을 주인공의 '착시'를 통해서 재구성하는 일종의 모큐멘터리(mockumentary) 이다. 여기서도 문래공원의 벙커와 예술가의 지하 작업실은 현재와 과거, 역사와 환상을 연계하는 시간 터널이자 무의식의 공간으로 '재연'되는데, 3채널로 상영되는 이 영화는 특히 훼손된 동상과 난무해 있는 기념비들을 수집한 아카이브 박스와 나란히 전시됨으로써 작가의 우상파괴적인 작업방식을 강도 높게 구현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군사정권시대에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폭력적인 개발의 풍경을 풍수지리적 시선으로“ 찍은 고속도로 사진들도 같이 출품된다.
제12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수상자: 김상돈
사진 남기용 © 에르메스 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