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리에 에르메스"
<K.W. Complex> 나타샤 니직(Natacha Nisic), 박찬경
2012년 10월 26일 – 12월 18일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나타샤 니직과 박찬경의 공동 프로젝트가 공개된다. 20세기초 한국에 관한 미발표 서적과 영상을 재발견하게 된 것을 계기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영상, 설치, 아카이브, 사적 기록의 형태로 문화 정체성, 종교, 신념의 본성을 탐구한다.
2007년 로마상(Prix de Rome) 수상자 나타샤 니직(Natacha Nisic, b.1967)과 2004년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 수상작가 박찬경(b.1965)은 2010년 동경 사진미술관에서 개최된 영화제에서 우연히 만나 공동 작업을 도모하게 되었다. 이들은 한국의 일상을 기록한 독일 신부 노르베르트 베버(Norbert Weber)의 책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한국에 대한 기행문(Im Lande der Morgenstille, Reise-Erinnerungen an Korea)>(1915)과 그가 1927년 제작한 동명의 기록영화를 바탕으로, 한국의 역사적 유산을 탐구해보기로 했다. 베버의 책과 영화는 한국에 관해 그 전까지 발표되거나 공개된 적이 없는 각종 논의와 인터뷰를 담고 있었다. 이 책을 독일어 원본으로 읽은 니직과 한국어 번역본으로 알게 된 박찬경은 풍요로운 예술적 대화를 나누며, 베버가 바바리아의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에서 출발하여 한국의 왜관 수도원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추적하는 아카이브 자료와 이미지들을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전시에는 베버의 책에 대한 횡단적 독해의 맥락에서 1927년 영화를 재편집한 판본이 공개된다. 또한 박찬경은 베버의 기록영화에 나오는 샤만적 의례에서 촉발된 연상작용을 따라 베버라는 수도사적 인물의 대척점에 강렬한 개성의 한국 무당 김금화를 위치시키고, 그에게 자신의 영화를 바친다. 한편 니직은 이에 대한 조응으로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근처에 살고 있는 김금화의 신 딸 안드레아 칼프에 초점을 맞춘 미디어 설치 작업을 통해, 베버의 저 특별한 한국 여행을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려놓는 하나의 큰 원을 완성한다.
전시 제목 <K.W.Complex>에서 K는 김금화를 W는 베버를 지칭한다. K와 W사이에는 안드레아가 있다. 이 세 사람과의 대화는 동서를 가로지르는 매우 복잡한 시대적, 종교적, 그리고 사회정치적인 기억을 불러내면서, 양쪽 사회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어떤 정신적인 상황에 대해 아주 뜻밖의 앵글을 제시할 것이다.
상트 오틸리엔과 왜관 수도원, 그리고 독일의 바바리아 지역과 한국의 서해안을 가로지르면서 완성된 이번 프로덕션은 에르메스 재단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매 전시마다 현장 비평과 인문학적 관점이 결합된 아티스트 북을 발행하여, 에르메스 재단이 후원하는 새로운 프로덕션이 제기하는 이슈 및 그와 연계되는 논점들을 다각도로 다룬다.
사진 남기용 © 에르메스 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