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리에 에르메스"
김영일 개인전 <귀한 사람들 (Precious People)>
2013년 1월 11일 – 3월 19일
현대미술작가들이 협업하는 프로젝트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철학적 개념이 수행적 행위(performing acts)이다. 이것은 퍼포먼스, 스테이징, 해프닝 등의 개별 미디어나 장르를 넘어서는 포괄적 개념(umbrella term)으로, 소통과 기억, 텍스트성과 재현에 대립하는 행위, 반복, 육체성, 실행의 동인(agency) 등을 강조한다. 특히 여기서 관객들을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수행적 행위를 통해 작품에 참여하는 주체로 설정되며, 아뜰리에 에르메스를 살아 움직이는 기운으로 채우면서 장소특정적(site-specific) 공동체를 수행한다. 따라서, 2013년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작가들은 제각기 다양한 매체와 작가들 특유(idiosyncratic)의 어법을 갖고 있지만, 공히 퍼포먼스 작업에 대한 기존의 경험을 기초로 하여 수행성(performativity)의 외연을 넓혀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다.
이에 일환으로 아뜰리에 에르메스 첫 전시로 사진작가이자 전통음악 프로듀서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김영일 작가의 <귀한 사람들>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여성과 한복을 주제로 우리음악을 연주하는 국악인을 주목하고 인물의 외관뿐 아니라 그 혼과 정신을 전한다는 한국초상의 오래된 전통, 전신화(傳神畵)를 사진적으로 재해석한다.
사진 작품은 전시장 내에서 Part I(2000년 이전-오프라인의 인연들)과 Part II(2000년 이후-온라인의 인연들), Part III(비디오 작품)으로 구성된다. Part I 에서는 지난 십 칠여 년간 작가와 음반 및 포스터작업을 해온 국악인들의 흑백과 컬러 사진들을 전시하고, Part II 에서는 소셜 네트워크(작가는 ‘찰나의 인연 – Two Click ‘이라는 말로 이 부분을 대신하고자 한다)를 통해 찰나의 시간(친구 신청One Click -친구 수락Two Click -인연 시작) 동안 만나게 된 새로운 인연들에 주목하고 있다. Part III에서는 한복의 원형으로서 옷감과 장신구 등을 여성 한복의 현재적 의미와 제작 과정에 대한 단상을 기록한 비디오 작품을 상영하여 ‘옷’의 화두로부터 출발하여 원형을 잃어가는 우리 한복의 실재에 대해 주목하고, 그 아름다움을 재발견한다. 아울러 * Part IV에서는 전시 기간 10주 동안 전시장 내에서 이어지는 국악 공연을 기록하고 그 내용을 온라인 상에서 전시장 관객을 포함한 국내외 대중과 공유 및 전파할 수 있도록 한다. (* 공연 부문은 에르메스와 협의 후 조정)
의례와 의례의 수행성에 수반되는 미장센은 물론이고 그것을 구연하는 언어적 특징과 미학적 척도를 살펴봄으로써, 한옥과 한복 그리고 전통음악이라는 담론들이 의례적인 것으로 고사되지 않고 동시대적인 의미를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 전시를 통해 확인한다.
사진 남기용 © 에르메스 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