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리에 에르메스”

다프네 난 르 세르장 개인전 <실버 메모리: 기원에 도달하는 방법 (Silver Memories: How to Reach the Origin)>

2019년 9월 6일 – 2019년 11월 10일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9월 6일부터 11월 10일까지 한국계 프랑스 작가 다프네 난 르 세르장(b.1975)의 신작 전시 <실버 메모리: 기원에 도달하는 방법>을 선보인다.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파리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다프네 난 르 세르장은 분열과 경계의 개념을 중심으로 예술적, 이론적 연구를 지속해왔다. 주로 사진과 드로잉을 혼합해서, 혹은 서로 다른 이미지의 사진이나 비디오를 병치함으로써 상이한 이미지 영역들 사이에서 (지각적) 긴장을 생성하여 분열과 분리, 경계를 부각시켜온 다프네 난 르 세르장은 이러한 분할과 균열을 시선의 내밀한 공간 안에 위치시키면서 이것을 초래하는 지정학적/경제적 조건들에 관해 질문해왔다. 이번 전시 <실버 메모리: 기원에 도달하는 방법 >에서는 이미지와 기억의 기원에 관한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일련의 사진과 영상 작업을 소개했다.

사진 연작인 <은(銀) 할로겐 입자(Silver Halide Grains)>(2019)와 <기억의 확실성(The Certainty of Memory)>(2019), 포토-드로잉 연작인 <시선의 정교함 그리고 희귀한 것에 대한 열망 (Preciosity of the Eye and the Desire for Rare Things)>(2019), 영상 작업 <우리 내면의 인도를 향한 여행(Travels to our Inner Indias)>(2019), 그리고 <코덱스 2031: 은광(銀鑛)의 종말(Codex of 2031: The End of Silver Ore)>로 구성되는 전시 <실버 메모리: 기원에 도달하는 방법>은 은자원 고갈에 대한 한 전문가의 예측을 그 단초로 삼아 시작되었다. 2029년 이후에는 채굴 가능한 은광(銀鑛)을 더이상 발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 예측은 사진을 주로 다루어온 작가 다프네 난 르 세르장에게는 단순한 정보 이상으로 다가오게 된다. 은자원은 장신구와 화폐의 재료로 사용되고, 전자 제품이나 태양열 패널, 방부제 등을 생산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그리고, 할로겐화 은 결정체(silver halide crystals)의 얇은 층으로 구성된 할로겐화 은 필름을 만드는데 활용된다. 빛에 반응하여 사진 상의 이미지를 형성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 할로겐화 은 결정체로, 은자원의 고갈은 결국 할로겐화 은 필름의 생산 중단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지구 상의 수많은 자원들이 하루하루 고갈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은자원의 고갈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크게 중요한 문제로 다가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프네 난 르 세르장에게 이 뉴스는 프루스트의 마들렌 조각처럼* 한순간에 엄청난 시공간과 관련된 기억을 가로지르고 되살리고 재직조하게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1913-1927)

이렇게 촉발된 다프네 난 르 세르장의 서사(敍事)는 은자원의 근원을 찾아서 (자신이 위치한 유럽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서쪽으로, 그리고 현재로부터 과거로 긴 여정을 시작한다. 이 여정은 표면적으로는 은자원의 근원과 그 이동을 쫓고 있지만, 그 흐름의 이면에는 은광의 부산물인 아날로그 사진, (사진을 통한 이미지의) 기록과 연관된 서사가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더불어, 동과 서를 가로지르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이 기나긴 여정의 또 다른 축은 기억을 더듬어 한 개인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려는 어떤 제스처와 겹쳐진다. 즉, 이 우연히 촉발된, 그러나 필연적인 긴 여정은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입양된 작가 다프네 난 르 세르장이 자신의 최초 기억에 각인된 단 하나의 감각을 연약한 연결 고리로 삼아 자신의 근원에 이르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사진 남기용 © 에르메스 재단 제공

 

주소: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B1F,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7
개관시간: 오전 11시 – 오후 7 시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후 12시 개관)
매주 수요일 휴관
전시문의: +82-2-3015-3248 / [email protected]

[아티스트 토크]
일시: 2019년 9월 7일(토) 오후 2시 – 3시 30분